ㅤ나중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만 30살이 되는 오늘, 유독 이 질문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나와 내 인생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평균’이었습니다.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도 없습니다. 평범한 직장에 출근하고 열심히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 후에 친구를 만나 한 잔하고 주말을 기다리는 그저 그런 직장인이었습니다. 무언가 더 바라지 않고 그저 살아가는 한 명의 아무개 말입니다.
ㅤ하지만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평범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차차 깨닫게 되었습니다. 직장은 나에게 공연히 더 나은 대우를 해줄 이유가 없죠. KPI에 부진하고 진급에 실패하고 더 가성비 좋은 인력이 등장하는 때가 오리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더 열심히하고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잘 풀리게 된다면 ’40살 정도 돼서 다시 이 생각을 하면 되겠구나’ 싶습니다. 아무리 늦어봐야 말이죠.
ㅤ투자를 하고 부업을 하고, 경력이나 나이에 무관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모습은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제 몫을 벌어 먹고 살기 위해 수 십년을 뭔가를 했는데, 직장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또 제 몫을 벌어 먹고 살기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야 합니다. 삶에 일이라는 게 더해지는 줄 알았더니, 일에 삶이 결정된 느낌이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내가 ‘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2배 정도를 지속적으로 가져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ㅤ물론, 돈이 다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만 30세가 내린 멍청한 결론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확신할 수 있는 것 하나는 내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하는 내 일이란 법인이 만든 어떤 역할을 잠시 내가 하고 있을 뿐, 내 일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찾았다고 생각한, 나름의 담대한 목표와 보람은 그 자리에서 나오면서 바로 사라졌습니다. 몇 해의 시간은 다만 몇 푼으로 보상받고, 이직으로 그 기간을 연장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40살 쯤이면 다시 이 고민으로 돌아오겠죠.
ㅤ투자처를 물색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업과 기업들.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 규모를 확장할 생각에 설레는 나날을 보내는 곳도 있지만,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모습은 비슷합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에서 한 묘사가 있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수년간 창업과 자영업의 실태를 봐 왔으면서도 결국 저 또한 지옥을 향해 걸어 나왔습니다. 설렘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생존을 건 도전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ㅤ그렇게 저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헐값에 붕어빵 제조 및 판매 업체를 인수하게 되었거든요. 제조 노하우나 장기 거래처를 인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침 최종 수요처가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장이 고도화될수록 특수 가공된 제품에 대한 잠재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붕어빵 유통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가 부재해 전략적 경쟁이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ㅤ솔직히 말해서, 직장 잘 다니다가 무슨 붕어빵 장사를 하냐고 묻는 이들에게 말할 그럴싸한 이유를 준비했습니다. 진짜 이유는, 일단 해보자는 겁니다. 원료를 매입하고 제품을 제조하고 유통을 거친 후,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일, 즉 장사를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그거 한 번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붕어빵 장사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